이다 : 덩어리모서리 소리

RHEEDA : Body Edge Wave


<덩어리모서리 소리>는 이미지의 추상적 속성과 근원을 탐구해 온 이다 Rheeda 작가의 13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회화의 물성과 추상 이미지의 관계에 집중하여 현실을 함축한 회화적 현실로서의 추상회화를 제작해 왔다. 12회 개인전 <LINEAR A>부터 작가는 문자로 추정되나 비교군이 없어 해독되지 못한 기원전 고대 문자를 뜻하는 문자군 ‘Linear A’를 참조해 작업을 진행해 왔다. 작가는 ‘Linear A 시리즈’가 마치 피크닉 이후의 현장처럼, 의미가 증발된 ‘자리/지점’으로서의 지표라 말한다. 구상적 현실과 추상적 문법의 이분화 이전, 고대인부터 가지고 있던 추상 본능의 기원적 속성을 고대 문자의 흔적에서 찾은 작품이 ‘Linear A’ 시리즈라면 이번 <덩어리모서리 소리> 전시의 ‘Proto-’시리즈는 고대 암각화에서 발견되는 추상적 서사의 측면까지 작품에 담았다. 시각 내 촉각을 자극하는 따뜻한 밀납 층은 그간 회화 표면을 세계와 만나는 경계/피부로 보아온 작가 관심사를 대변하는 물성이다. 왁스 층 위에 선명하게 그려진 선이자 획은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가진 층이 되고 춤이 되어 밀납의 표면 앞뒤로 부유한다. 따뜻한 물리적/시각적 층 사이에 인식과 해독의 층을 새롭게 채우는 것은 해독자의 몫이다. 






작가 이다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전방위적 작가로, 작업을 통해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예술 언어를 구축한다. 작가는 촉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와 언어적 요소를 결합해 시각적 경험을 다층적으로 확장시키며, 작품 속 이미지는 관람자가 단순히 시각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신체 감각과 상상력을 동원해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탐구하도록 만든다. Rheeda의 작품은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손으로 만지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며, 관객이 기존의 시각적 관습을 넘어서는 새로운 방식의 인식과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다는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 전공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에서 교환교수로서 일하였다.  스텔라갤러리, 갤러리이마주(서울), 영은미술관, CICA미술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카이스갤러리(홍콩) 등에서 총 13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또한 영은미술관, 갤러리 한울(마드리드), 아베노 하루카스 스카이미술관(일본), MOKAH Museum(뉴욕)에서의 전시 등 2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 기간: 2024년 10월 25일(금) - 11월 26일(화)

| 아티스트톡: 11월 2일(토) 3PM

| 주소: 서울시 봉은사로 49길 17

| 문의: 02 512 7277 / 카카오채널“스텔라갤러리”

| 운영: 화-토 1-6:30pm (일, 월, 공휴일 휴관)

| 무료전시 / 주차가능




"작가가 그린 알 수 없는 기호들의 촉각적 효과를 자아낸다. 흐물흐물한 라인들의 윤곽은 스텐실 기법으로 깔끔하게 처리된 만큼 매우 명확히 계산된 보색들로 이루어져, 자유롭지만 엄격한 독자적 시각 체계를 만든다."


"명쾌한 라인의 형태와 색 그리고 구도의 균형감은 완벽히 연출된 작가의 중재된(mediated) 감각의 결과다. 수학적 질서를 바탕으로 자유로움을 펼치는 바로크 음악처럼 이다 작가는 색과 라인, 질감의 평면적 질서를 기반으로 변주를 펼친다."


"PROTO-Drawing은 해독할 수 없는 선사시대 그림 같아 보이지만, 감각이 표현되는 방식에서 동시대적 느낌을 자아낸다. 이다 작가의 비선형적 감각은 흐름의 끊김을 통해 감각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작가는 기법 사이로 빠져나오는 의도치 않은 순간들이 의도를 가진다는 역설을 산뜻한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이다 작가의 속도, 가속도, 멈춤으로 만드는 선과 색의 균형은 감각의 새로운 질서를 구현한다."


"작가가 제시하는 감각의 초기화(reset)는 아마도 ‘보여지는 것’에 편향된 동시대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의 감각적 표현일 것이다.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제시해야 하는 동시대 예술에 대해, 은은하지만 명쾌한 선율로 다가오는 이다 작가의 작품들은 무뎌진 감각의 격차를 극복하는 구체적 행위이자 작가 의식의 흔적이다."


트랜 미나(Trần Minha) 전시평론 “감각의 리셋(2024)”에서 발췌




"밀랍 층이 가세함으로써 생기는 미묘한 공간감은 모더니즘의 이상적인 시각처럼 한눈에 그 전모가 파악되지 않는다. 정사각형 화면 안에 획과 획이 겹치고, 획의 그림자가 밑바탕에서 비치는 이 복잡한 구조는 작품을 한 번에 모두 이해할 수 없게 만들며,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을 두고 천천히 감각적으로 접근하게 한다."


"불완전성은 지속적인 보충을 요구하며, 메시지는 발신자가 보낸 완벽한 기호로서 읽히기보다는 수신자의 해석과 상상력을 통해 완성된다. 이다의 작품에서 기호는 관객이 해석해야 할 여지를 남기며,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과정 속에 있다."


"밀랍으로 도포된 표면은 빛까지 발산하여 파스텔 톤의 다채로운 색과 반응한다. 이다의 작품에서는 보편적인 장식적 전통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수용하며 색과 빛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 풍부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다에 의하면 붓은 사람을 예민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이다는 전통적인 붓을 사용하는 대신, 자신이 만들어낸 알루미늄 도구를 사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스트로크를 실험한다. 이는 붓이 가진 전통적 기능을 뛰어넘어, 독창적인 필획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다."


"이다의 기호는 실제처럼 그림자마저 가지고 있으며, 기호와 그림자의 상호작용은 작품에 깊이를 더해준다. 이 기호들은 단순한 평면적 표현을 넘어, 입체적인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는 그럴듯한 회화적 아우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보다 원초적인 감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에서 촉각성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이다의 작품은 현대 회화의 정형화된 틀을 넘어서, 새로운 감각의 질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선영 “끝없이 보충되는 불완전한 기호(2024)”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