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연因緣
"시간의 정원, 인연의 매듭"
인연 (因緣)
이 찰나의 세상에서, 순간이 한숨처럼 스쳐 가는 이곳에서 두 작가는 손을 내밀어 덧없음을 붙잡아 그것을 영원의 무언가로 변모시킵니다. 프리다옥과 김민주는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여정에 함께하며, 사랑과 시간, 그리고 우리를, 서로의 우주에 연결하는 섬세한 인연의 실타래를 포착합니다. 인연,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혹은 “운명적 관계”라는 뜻을 지닌 이 제목은 이번 전시의 주제이자 중심입니다. 이는 인간 경험을 정의하는 심오하면서도 우연한 관계들을 반영하며, 기억, 관계, 그리고 유한함 속에서 영원을 갈망하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분명한 그물을 상징합니다.
영원의 언어
김민주에게 시간은 모순적인 존재입니다. 덧없지만 무한하고, 연약하지만 굳건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정교하게 엮인 "물감실"로 구성되어 시간의 쉼 없는 흐름과 그것을 멈추고자 하는 예술가의 열망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고향에서 보았던 반짝이는 물결과 전통 매듭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자신의 작품 안에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을 하나로 엮었습니다. 각각의 실은 사랑의 지속적인 힘에 대한 찬사이며, 어머니의 포옹, 물 위에 비치는 순간의 반영, 또는 소박한 매듭 속에 담긴 조상의 유산을 담고 있습니다.
프리다옥의 그림은 봄날의 비밀정원에서 시작됩니다. 그곳은 쉼과 위로를 제공하는 영혼의 안식처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자연 속에서 영혼을 치유하는 순간들을 포착하며, ‘멍 때리다’라는 일상의 작은 의식을 통해 관람자에게 정신적 여유를 선사합니다. 꽃을 멍하니 바라보며 느끼는 순간들, 일상에서 벗어나 발견하는 작은 기쁨들은 그림 속에서 생명력을 얻고, 관람자에게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꽃밭의 향기와 풀 내음이 느껴지는 작업을 통해 작가는 무심코 흘러가는 일상 속의 숨겨진 아름다움, 기억과 사랑, 그리고 인생의 조화로운 균형을 그려냅니다. 특히, 작품 속 노부부의 모습은 시간이 쌓여 완성된 사랑의 깊이와 영원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어 관람자에게 위로와 평온을 전합니다.
연결의 실타래
이 두 작가를 하나로 묶는 것은 ‘덧없음’과 ‘영원함’에 대한 경외입니다. 김민주의 정교하고 노동 집약적인 과정은 프리다옥의 명상적인 자연 탐구와 맞닿아 있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 시간, 그리고 인연이라는 주제를 탐구하지만, 그 중심에는 ‘영원성’이라는 공통된 열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김민주가 매듭과 직물로 보여주는 연결의 순간들은 프리다옥의 정원과 꽃 속에서 다시 태어납니다. 두 작가는 자연 속에서 만난 찰나의 순간과 그 순간이 우리 삶에 남기는 흔적을 작품으로 기록합니다. 이 전시는 단순히 작품의 나열이 아닙니다. 이는 서로 다른 두 작가의 목소리가 만나, 삶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사랑의 깊이를 노래하는 장입니다. 관람객 여러분은 이 전시를 통해 자신의 시간 속에서 새로운 인연을 발견하고, 찰나의 순간이 만들어내는 영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간과 사랑, 그리고 인연. 그것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시 기간: 2025년 1월 17일 ~ 1월 25일 / 전시 장소: 스텔라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