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이상윤 작가의 작품 세계는 '시간'과 '조각'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우리에게 혁명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전시 "Time, Carving"은 작가의 인생 과정과 변화를 시각적으로 상징하며, 우리에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드러나는 내면적인 변화와 성장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작가는 나무와 돌 같은 자연의 물질을 하나의 덩어리로 직접 깎고 다듬는 과정에서 모두 손으로 작업해내는데, 여기에서 이상윤 작가의 열정과 헌신, 기계가 절대 해내지 못하는 인간의 손과 눈으로 예술을 창조하는 그 고유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은 작가의 예술적 표현과 작품에 직접적인 연결을 형성하며, 작품에 살아 숨 쉬는 감정마저 느껴지게 한다.

 

작품들은 각 작품과 일련의 작업 과정을 통해 삶의 불투명성을 표현, 즉 시간이 지나감을 만들어진 작품에 담아낸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이 하나의 주어진 덩어리로 느껴지는 현실을 마주하기도 한다. 우리가 종종 무시하는 보통의 물건들의 섬세한 관찰과 표현이 드러난 작업은 일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Time, Carving"은 시간과 조각을 연결을 통해 우리의 존재와 삶의 본질을 새롭게 발견하며, 물질의 불규칙성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우리에게 삶의 가치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새롭게 조명한다. 우리로 하여금 삶을 더 깊이 생각하고 존중하며 삶의 다양성을 엿보게 한다.


작가노트

 

삶의 절반을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잠기게 되는 생각들을 카빙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수염이 하얘지고 작은 글씨가 아득해지기 시작하니 여지껏 의식하지 않았던 몸의 불투명성을 문득 자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한하게 펼쳐 진 것만 같았던 삶은 더 나아갈 수 없는 테두리가 이제야 보이는, 하나의 섬으로 느껴 지게 되었다. 하나의 섬, 하나의 주어진 덩어리 - carving을 시작할 때마다 내 앞에 놓여지는 나무토막과 돌멩이처럼.

 

누구나처럼 어수선하고 평범한 삶을 나는 살아가고 있다. 생(生 )하던 것은 다시 쇠(衰)하게 된다는 것, 그 자리에 있음이란 오직 그 때 뿐이라는 것이 삶의 중턱을 넘어가는 지금 나의 머리 속을 휘젓는 생각들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나는 꽤나 지나간 것들에 연연하는 사람이다.) 내 주변의 여러 사소한 물건들이 그러한 생각들을 일으키고 나는 그것들을 보고 깎는다. 보이는 것을 보이는 대로 따라 깎는 것 외엔 달리 덧붙일 것이 없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저 보임이 아니라 저들의 생김새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들이었다.

 

나무가 그러한 물건처럼 보이기까지 긴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나는 또각거리는 망치 소리와 뒤덮이는 끝의 궤적에 푹 빠져드는 데서 작업의 의의를 가졌다. 그러한 잡다한 물건들이 나무의 촉감을 통해 재현되는 동안 나는 표현될 수 있는 것과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점차 분간해 갈 수 있었다.

 



 Lee Sang Yun

 

Lee, Sangyun's artistic world seamlessly combines two core elements, "time" and "carving," offering a revolutionary perspective. The exhibition "Time, Carving" symbolically visualizes the artist's life journey and transformations, allowing us to perceive the inner changes and growth that come with aging.

 

The artist personally carves and shapes natural materials like wood and stone into unified forms, working with their hands throughout the entire process. This hands-on approach reveals Lee, Sangyun's passion, dedication, and the uniqueness of creating art with the human touch and eye, something that machines cannot replicate. These works establish a direct connection between the artist's artistic expression and the artwork, evoking emotions that seem to come alive within the pieces.

 

The works express the opacity of life through each piece and the processes involved, encapsulating the passage of time in their creations. In this way, we are confronted with the reality that our lives may sometimes feel like a given chunk. Lee, Sangyun's meticulous observation and expression of often overlooked everyday objects emphasize the importance of the mundane.

 

"Time, Carving" redefines our understanding of existence and the essence of life by linking time and carving. It explores the beauty of life through the irregularity of materials, shedding new light on the value of life and our expectations for the future, encouraging us to think deeply about and respect life's diversity.

 

 

Artist's Note

 

As I passed the halfway point of life, my thoughts naturally turned to carving as a means of expression. As my beard whitened and small letters began to blur, I suddenly became aware of the opacity of my body, which I had not consciously considered until now. And the life that seemed to stretch infinitely now appears as a boundary, as a single island. A single island, a given chunk - like the pieces of wood and stones that lay before me each time I begin carving.

 

I, like everyone else, live an ordinary and messy life. That things born (生) will eventually wither (衰), and that the present moment is the only time, are thoughts that occupy my mind beyond the midlife crisis. (I say this, but I'm quite sentimental about things from the past.) Many small objects in my surroundings evoke such thoughts, and I carve them as I see them. There was nothing to add beyond carving what I saw. But for me, it was not just about seeing; it was also about the time I spent thinking about their appearance.

 

During the long time it took for the wood to resemble such objects, I found meaning in the clinking sound of the hammer and the deep grooves of the tracks being covered, as I lost myself in the work. As these miscellaneous objects were reproduced through the texture of wood, I gradually learned to distinguish between what could be expressed and what could not.

 



CV

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조교수

2006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학사

2008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석사

202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박사

 

Current Position: 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Fine Arts, Ewha Womans University

2006: Bachelor of Fine Arts, Seoul National University

2008: Master of Fine Arts, Seoul National University

2021: Doctor of Fine Arts, Seoul National University

 

2023 Time, Carving, 스텔라갤러리

2020 1976-짓기-2020, 내지리253, 강원 횡성

2019 평평함에 대하여, 평창동 234-40, 서울 외 다수 개인전

2023 춘천mbc 한국현대조각초대전 외 다수 단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