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formative Textiles》
김현수 작가의 작품에서 섬유는 단순한 물질을 넘어, 전통과 디지털, 자연과 기술, 예술과 사회가 교차하는 사유의 언어로 확장됩니다.
이번 전시는 직물이 가진 이동성과 변형성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탐구하며, 섬유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합니다.
[전시 서문]
변화하는 직물 언어, 경계를 넘나드는 감각의 여행
-김현수 초청전 《Transformative Textiles》
우리는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옷을 입으며, 자신이 어떤 하루를 살아갈지 결정한다. 그 순간 우리가 고르는 것은 단순한 직물이 아니라, 세상과 맺는 관계의 방식이다. 김현수의 손끝에서 태어난 작품을 마주할 때, 우리는 직물이 지닌 이러한 일상의 철학을 새로운 차원에서 경험하게 된다.
〈Woven Moonjar〉 시리즈는 조선 달항아리의 고요한 원형을 실로 다시 써내려간 시(詩)와 같다. 흙의 무게를 벗은 달항아리는 이제 바람에 흔들리고, 우리의 손길에 따라 그 형태를 바꾼다. 이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존재이며, 영원함이 견고한 불변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순간 속에서도 진실하게 드러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BioPython: Sustainable Leather〉에서는 예술가의 사회적 양심이 드러난다. 가죽 산업이 남긴 화학적 잔향과 동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한 작가는, 실험실에서 배양된 새로운 소재로 우리의 무감각을 일깨운다. 그 앞에 서면 우리는 무심히 사용하던 지갑과 구두를 다시 의식하게 된다. 예술이 지닌 가장 깊은 힘, 즉 일상의 관성을 깨뜨리고 사유의 균열을 여는 각성의 순간이 거기에 있다.
김현수의 직물은 언제나 '경계'에 있다.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축적된 감각은 전통 공예의 정제된 아름다움과 첨단 기술의 실험적 가능성 사이에서 독특한 리듬을 빚어낸다. 그녀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대신, 그 사이의 틈 자체를 창작의 무대로 삼는다. 이로써 직물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환경과 맥락에 따라 의미를 생성하는 유기적 언어가 된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모든 것이 디지털 코드로 번역되는 시대다. 사랑조차 알고리즘이 계산하고, 예술마저 기계가 생성하는 세상에서, 김현수의 직물은 중요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진정한 창조는 기계가 모방할 수 없는 인간의 불완전함과 우연, 그리고 실수 속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그녀의 실 한 올 한 올에는 망설임과 기쁨, 호흡과 의심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Transformative Textiles》는 단 하나의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건넨다. 변화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전통을 계승한다는 것은 과거를 모방하는 일일까, 아니면 그 정신을 현재의 언어로 새롭게 번역하는 일일까? 김현수의 직물은 이 질문을 풀지 않은 채, 관람자에게 사유의 실마리를 섬세하게 건넨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실마리를 따라, 경계를 넘나드는 감각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Curator: YANG WON CHOI
[전시 정보]
▣ 전시기간: 2025.09. 09(화)-2025.09.18(목)
▣ 장소: 스텔라갤러리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49길 17 (선정릉역 1번 출구 도보 5분)
▣ 운영시간:13:00~18:30(월,화 휴무)
▣ 문의 및 수신거부: 02-512-7277
@stellargallery_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