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 김종구] 잃어버린 조각 대신해 쇳가루로 풍경 그리다


“저 멀리서 하늘 위로 깃털을 날아 쏜살같이…고백하며…” 이렇게 쓰인 글자가 무려 6000자에 이른다.

‘인간은 슬픈 존재’라는 전제아래 “슬픔이 있어야 예술이 정화작업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김종구(51) 작가의 마음속에 담았던 속내가 48시간 만에 10m 40cm×270cm 대형 캔버스에 쓰인 것이다. 특별한 제약은 없다. 캔버스 사이즈에 따라 작업의 시간이 걸릴 뿐이다.

하지만, 이 글씨는 먹이나 물감이 아닌 무게 250kg이 넘는 쇳가루이기에 관람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통 쇠를 그라인더로 갈아 형상을 만드는 작업에서 출발해 작품 제작과정에서 생긴 쇳가루를 가지고 명상적 풍경을 그려내고 있는 김 작가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의 2014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어 그간의 작업 세계를 선보이는 시간을 6월 13일부터 시작했다.

작가는 쇳덩어리를 쇳가루로 변경시킴으로써 쇠가 갖고 있던 그 육중함과 공격성을 제거한다. 이 쇳가루를 이용하여 붓글씨를 씀으로써 쇳가루는 고도의 정신성을 의미하는 예술작품이 되고 탈 물질화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것을 작가는 산수화라 부르는데, 자기 독백의 시작이며, 이는 인간 본성의 물음이다. 쇳가루 서예 즉 산수화는 흘러내림과 산화의 과정으로 참았던 새로운 호흡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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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Kim Jongku

June 24, 2014